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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3월 20일〃posted title : 캐산 Sins 종결, 그리고 나는....


시작은 참 좋았다. 다크한 세계관, 파괴본능에 따라 자신을 공격하는 모든것을 파괴하고 그리고 후회하고 도망가도, 주변의 모든것이 캐산을 증오하고 그 생명을 빼앗으려 달려드는 전개, 특히 초반 마을에서 캐산이라는게 밝혀진 순간 선량한(?) 로봇들의 눈이 모두 붉은 색으로 점등되었을때의 전율은 최고였다.

당시는 루나의 정체도 그렇고 왜 캐산만이 멸망으로 부터 자유로운지, 그리고 이 대책없는 세계가 어떻게 될지를 가늠하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마스크 닫히고 눈에 불들어오는 순간 무차별 살육 병기로 변하는 캐산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그 모두가 '어쨋든 관계없는' 그런 허망한 것이었다. 루나는 알고보니 싸가지 무개념이었고, 브라이킹 보스 마저도 '아씨바 이거 어쩌나..캐산 너라면 어쩔래?' 정도로 끝이 나버렸다. 그나마 스토리내에서 비중만큼 밥값을 한것은 디오와 레다 커플뿐이었던거 같다. 특히 디오는 캐산에게 '이것이 산다는것' 이라는것을 확실히 각인시켜준 라이벌 캐릭터로서 이 작품 자체를 관통하는 어떠한 철학을 캐산에게 전해준것 같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랄까, 철학이랄까...그런것이 너무나 희미하고 현학적이라 시종일관 무언가의 답을 기대하고 보던 입장으로서는 최종화가 의미하는 바를 알기가 정말 어려웠다. 에피소드도 단편적이며, 시간의 흐름조차도 일직선이 아니다. 배경설명이나 설정에 대한 이야기도 일절 없다. 그 누구도 구원받지 못한채 그저 그렇게 세계는 유지되고 캐산도 모습을 감춘다.

대체 무엇이 죄이고 무엇이 벌이고 구원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최종화에서 브라이킹 보스가 예의 붉은 모자를 꺼내쓰는 장면은 올드팬의 가슴을 울릴만한 품격이 있었지만, 그저 그것뿐

단지 가슴속에 남는건 애절한 삽입곡과 그에 걸맞는 류즈의 최후(사실 이 아씨도 너무 역할이 애매했다. 본편중 수도없이 나온 로봇 처자들이 오히려 사연이 더 절절하고 인상적인 애들이 많았건만....결국 특별이 하는거도 없이 계속 출연하다가 막판에 멜로드라마 한편찍고 쓸쓸히 돌아가셨으니..)

디오전때 부러진 캐산의 v자 뿔마냥, 회복되지 못할 허무함만을 안겨주고, 21세기의 캐산은 쓸쓸히 그모습을 감추었다. 캐산의 마지막 대사 마냥 '캐산을 잊었을때 다시한번 오리라' 라는 식으로 다시 와주려나?

그때는 이 캐산이 아니라 어릴적 기억하는 캐산이길 바랄뿐이다.


후우.....88골드가 그립군
by 히미코 | 2009/03/20 12:59 | 애니메이션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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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알트아이젠 at 2009/03/20 13:13
많은분들이 초반에 열광하다가 중반부부터 나가떨어진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저도 그 이유를 눈으로 확인하러 얼른 다 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히미코 at 2009/03/21 20:19
한번에 몰아서보면 느낌이 틀릴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詩人 at 2009/03/20 13:16
1화만 봐도 원작에서 너무 멀어진 작품이라는 감이 팍 오니(...).

이거 보느니 93년판 OVA를 한번 더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ㅅ'
Commented by 히미코 at 2009/03/21 20:20
그래도 전투 비주얼 만큼은 봐둘 가치가 있었습니다...그외에는 ? 라는게 문제지만 말이죠..;
Commented by draco21 at 2009/03/20 14:33
...초파괴광선 맞은 심정이신듯... 토라도라 끝나고 도전해봐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히미코 at 2009/03/21 20:20
허탈하더군요, 끊은 담배생각이 날 정도로
Commented by Karl at 2009/03/20 16:56
근성으로 다 보긴 했는데 대체 제작진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Commented by 히미코 at 2009/03/21 20:20
그러게 말입니다. 무슨말을 하고 싶었을까요?
Commented by tarepapa at 2009/03/20 22:43
저도 참고 참다가 20화쯤에서 GG쳤는데 결말도 끝장나게 어이없나보군요.
Commented by 히미코 at 2009/03/21 20:21
네, 사실상 아무내용도 없습니다..;;
Commented by 藤崎宗原 at 2009/03/20 23:22
무지가 첫 원죄였고, 죽음을 내리면서 구원이라고 속인 것도 죄였고, 결국 알게 된 것 역시 죄였다.... 란 생각 만 들더군요.

류즈는 히미코님 말씀과 1200 % 공감할 따름이고, 결국 너무 허무했습니다.

'키잡은 어리면 어릴 수록 좋다.'
'미인은 어릴적 부터 알아 보고 키잡한다.'
'적절히 떨어져 있어줘야 키잡에 좋다.'
'기대하면 지는거다.'

결국 키잡 만화였습니다..... OTL
Commented by 히미코 at 2009/03/21 20:21
키잡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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